노후산업단지 대수술, 왜 필요한가? ④

해외 노후산업단지 재생 모범사례 및 시사점
뉴스일자:2014-03-03 14:11:37

[영국 트래포트파크/자료=wikipedia]


외국의 노후산업단지 재생 모범사례를 들여다보면, 물리적인 공간정비를 넘어서 중장기 지역산업 발전 비전을 위한 도시재생적 접근과 지역주도 거버넌스가 특징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영국 트래포드와 스페인 포플레노우, 싱가폴 탕린홀트를 꼽을 수 있다. 이들 노후산업단지 재생의 주요 실천 수단으로 신성장산업 유치 및 육성 지원을 위한 연구개발, 인력양성, 창업보육 등의 거점인프라를 확충하는 방안이다. 또한 부족한 토지확보를 위해 산업단지 내 토지이용의 변경 등 효율적인 토지이용 계획이 동반됐다.


먼저 영국의 트래포트파크(Trafford Park)는 세계최초의 산업단지로, 1896년에 약 4.8㎢규모로 입주업체는 1,350개소, 고용자수는 43,500명의 대규모 산업단지가 조성됐다. 이후 트래포트파크는 전기, 기계, 건축, 제분, 목재 등의 업종이 집적되어 영국의 산업혁명의 엔진 역할을 수행했으며, 2차 세계대전 말에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제조업체가 브리지운하와 맨체스터운하 등 편리한 선박용 운하를 이용하기 위해 모여들기도 했다. 그러나 1960년대 말, 영국의 산업구조가 고도화되고 전통 제조업이 쇠퇴하면서 트래포트파크도 명성을 잃어갔다. 결국 1986년 영국정부는 노후산업지역 재생사업 전담기구로 트래포드 파크개발공사(TPDC : Trafford Park Development Corporation)를 설립하여 공공개발 프로젝트와 민간투자 유치를 주도적으로 수행했다.


TPDC는 기업체, 지방의회, 지역사회단체, EU 지역위원회 대표 등으로 구성됐으며, 위원회(board)와 집행부(executive management team)로 나뉘었다. TPDC의 경우, 중앙정부 주도로 설립됐음에도 타 지역의 도시개발공사들과는 다른 재개발 방식을 보였다. 특히, 재개발 사업 추진과정에서 제안서나 계획에 대해 다양한 이해당사자들로부터 적극적으로 자문과 협조를 구하고 설득하는 등 지역 내 파트너십 형성에 많은 노력을 보였다. 또한 TPDC는 경제적 투자 유치와 물리적 도시재생을 통해 신규 고용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했다. 그 결과 TPDC는 재개발사업 10년 동안, 약 1천개의 기업체를 입주시켰고, 28,299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였으며, 17억 5,900만 파운드의 민간자본을 유치하는 성과를 냈다.


영국의 트래포트파크와 달리, 스페인 포블레노우(Poblenou)는 1880년대 조성된 노후산업지역을 IT, BT 중심의 첨단 산업단지로 탈바꿈했다. 바로셀로나 도심부의 동남쪽에 위치한 포블레노우는 1848년 스페인 최초의 기차가 지역을 통과하게 되면서 방직산업이 크게 성장했다. 그러나 국내외적으로 전통적 산업이 쇠퇴기에 접어들던 1960년대 중반 이후부터 포블레노우 산업단지는 쇠퇴하기 시작했다. 1963년부터 1990년까지 1,300여개나 되던 공장이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면서 도시기능까지 상실한 낙후지역으로 전락했다.

 

 

[자료=부산발전연구원]


2000년에 들어서 포블레노우 산업단지(200ha)의 재생에 관한 논의가 시작됐고 ‘22@Plan’이라는 도시계획안이 수립됐다. 이는 바르셀로나 시의회에 승인을 받으면서 2001년부터 본격적인 조성사업에 들어갔다. 계획안의 주요 사업내용은 주택건설, 녹지공간조성, 신규 도시시설 설치, 신규 일자리 창출, 도시인프라 구축 등이다. 이 계획은 제조업 산업단지였던 포블레우를 양질의 주거와 문화, 과학과 교육, 생산과 레저가 공존하는 신개념 도시커뮤니티로 전환하고자 한 것이다. ‘22@Plan’는 포블레노우 산업단지를 환경친화적으로 재정비해 지역경제 침체를 해결했다는데 의의가 있다. 또한 노후산업단지를 미디어, ICT,에너지, 의학기술 등 핵심 선도 산업 등 구조고도화와 기반시설 재정비가 동시에 이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싱가포르는 한정된 토지로 인해 1990년대 들어 산업용지 활용 최적화에 대한 필요성이 크게 대두됐다. 이에 싱가포르 정부에서는 주롱도시공사(JTC:Jurong Township Corporation)라는 산업단지 재개발 정책기구를 두고 개별단지·지역별 재정비사업을 추진했다. JTC는 1993년, 조성된지 20년이 넘은 공단을 대상으로 노후산업단지 재정비를 추진하면서 본격화됐다. JTC의 최초의 재정비사업은 1960년대 조성된 탕린홀트공단이다. 이 공단은 재정비 사업을 통해 고층형 아파트형 공장 8개 동(연면적 250,000㎡)을 건설했다. 또한 산업단지 내 토지이용의 변경과 더불어 다른 지역과 연결되는 도로망을 구축했다. 좁은 국토를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소득증대와 고용안전을 도모하기 위해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아파트형 공장 건물에 많이 투자한 것이다.

 

JTC는 노후산업단지의 기반시설 개선과 필지규모나 지원서비스의 개선을 포함한 토지생산성을 제고하기 위한 블록단위 재개발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이에 탕린홀트 외에 숭게이 카둣 등의 산업단지에도 토지활용의 고밀도화를 통해 재개발비용을 상쇄시켰다. 대부분의 사례에서 보듯이, 노후화된 산업단지를 재생시키기 위해 구조고도화사업이 추진되고 있으며, 기반시설의 정비 등 공공의 지원이 매우 큰 역할을 했다. 또한 사업추진과정에서 지역 내 기업체, 지방의회, 사회단체, 주민의 적극적인 협력을 얻어 사업의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우리나라도 노후산업단지 재생을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는 만큼, 경제·사회·문화 등 종합적인 관점에서 전략이 필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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