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 차 한 대가 간신히 지나다닐 정도의 좁다란 언덕을 오르면 정문도 없이 오래된 느티나무가 있다. 초록빛으로 가득한 풍경은 보기만 해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서울 남산의 오래된 주택을 개조해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 한 ‘피크닉(Piknic)’은 들어서는 입구부터 보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레트로 감성을 자아내는 붉은 벽돌 외관부터 멋스러움이 느껴진다. 1970년대 지어졌다는 제약회사의 사옥을 개조해, 최근 지어진 건물들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연출된다.
외국에서나 볼 법한 이국적인 ‘PIKNIC’ 간판을 내세운 이 남산 자락의 복합문화공간은 카페, 전시 공간, 루프톱 라운지 등으로 내부를 단장한 채 사람들을 맞이한다.
1층에는 분위기 있는 카페 피크닉과 디자인 서적과 오브제들을 만날 수 있는 스타일 숍 키오스크키오스크, 2층은 전시기획사 글린트의 갤러리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3층은 다이닝 레스토랑 제로 컴플렉스, 4층은 루프탑으로 이뤄졌다.
1층 피크닉 카페는 벌써 입소문이 났다. 긴 테이블과 천장에 달린 샹들리에, 웅장한 스피커는 사진 찍기 좋은 ‘포토스팟’이라 할 수 있다. 한 쪽 벽면에는 와인잔과 와인들이 진열되어 있다. 카페 피크닉은 저녁 6시면 내추럴 와인 바로 변신한다. 화려한 분위기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와인 한 잔은 일상에서 누릴 수 있는 작지만 큰 호사라 할 수 있다.
[천장의 샹들리에가 인상 깊은 카페 피크닉/자료=urban114]
아기자기한 소품들부터 디자인 서적까지 취향을 가리지 않고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제품들로 세심하게 구성된 셀렉트 숍 ‘키오스크 키오스크’도 피크닉을 방문해야 하는 이유에 한 몫 한다.
특히 2층 피크닉에서 볼 수 있는 전시는 한국에서 쉽게 볼 수 없는 현대미술과 디자인 전시로 꾸며진다. 기본은 전시지만 그 안에서 공연이나 퍼포먼스도 선보이면서 영화를 상영하거나 관객이 직접 참여하기도 한다.
전시기획사 '글린트'에서 운영해 수준 있는 전시를 선보인다. 얼마 전까지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일본의 류이치 사카모토가 세계 최초로 특별전 ‘류이치 사카모토: Life, Life’을 선보이기도 했다.
건물 3층에는 제로컴플렉스가 운영한다. 2013년 서래마을에 문을 열었던 이충후 셰프의 제로컴플렉스가 피크닉으로 이전한 것이다. 제로컴플렉스는 미쉐린(미슐랭) 가이드 서울 2017에서 처음 원스타를 받고 2018에서도 똑같이 원스타를 받았다.
피크닉의 백미는 4층 테라스라 할 수 있다. 북쪽으로는 회현동과 서울역의 고층 빌딩이 보이고, 남쪽으로는 남산 자락의 푸른 숲이 펼쳐진다. 옥상 로프탑 라운지에선 남산을 조망하며 음악을 즐길 수 있다.
건물 앞엔 식용 작물을 키우는 작은 텃밭을, 옥상 공간 한쪽은 루프톱 라운지처럼 꾸몄다. 라운지에선 남산을 조망하며 음악을 즐길 수 있다. 루프톱에 서서 바라보는 전망도 재미있다.
카페 맞은편에 마련한 작은 온실에서는 꽃과 허브, 갖가지 자연 재료들을 재배한다. 남산 피크닉을 즐기러 오는 연령층은 20대부터 중장년층까지 다양하며, 새로운 문화 트랜드를 형성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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