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라는 지역적 단어를 접하면 어떤 느낌과 이미지가 떠오를까. 음악과 미술, 술과 안주, 맛있는 주전부리와 커피, 예술 등 마치 가슴 속 깊은 곳에서 무언가 ‘젊음’이라는 뜨거움이 올라오는 느낌이다.
홍대는 공식적인 ‘지명’이 아니다. ‘홍대’라는 지역적 범위는 주관적이고, 모호하며, ‘홍대입구역’ 지하철역 이름이 그나마 공식적이라 할 수 있다. ‘젊음의 거리’, ‘예술의 거리’ 등이 떠오르는 ‘홍대’지만, 보편적인 유흥의 이미지 속에서 잠시 묻혀버린 ‘복합문화공간’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예술과 콘텐츠, 공간과 기획이 어우러진 특별한 매력이 발길을 붙드는 홍대의 ‘핫’ 한 복합문화공간 다섯 곳을 소개한다.
홍대 젊은이들의 열린 문화공간 ‘청춘마루’
홍대 정문 앞에서 40여 년간 운영돼 온 KB은행 서교동 지점 공간을 리모델링해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한 ‘청춘마루’는 오래된 건물을 허물기보다는 도시의 역사와 기억을 보존하는 디자인이 돋보인다. 기존 기둥에 계단형 공간을 만들었으며 전 층을 가로지르는 노란색 계단에서 때로는 공연 관람을, 때로는 휴식을 위한 공간으로 재탄생 됐다.
청춘마루는 재미있게 놀고 즐기는 공간에서 청춘들과 소통하고, 청춘들이 꿈을 키우고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공간이다. 강연, 아카데미, 뮤지션공연, 갤러리, VR체험, 동아리 모임 및 졸업 작품전시회 등 문화 콘텐츠를 제공한다.
수많은 젊은이들이 잠시 쉬었다 가는 청춘마루 외부의 노란색 오픈형 계단광장은 자유롭게 앉아 대화를 나누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다. 홍대 인근에서 꽤 유명한 포토존으로 알려져 있다. 내부에는 그림, 사진, 패션 등 다양한 분야의 작품을 전시하고 자유롭게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특히 2층과 3층 사이에는 외부의 노란색 계단과 비슷한 쉼터가 있다. 군데군데 충전기를 꼽을 수 있는 콘센트가 있으며, 쿠션과 담요가 눈에 띈다. 옷이 불편하거나 추위를 타는 이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3층 루프탑은 바쁜 일상 속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도심 속 힐링 공간이며, 옥상을 지키고 있는 레고 풍선도 볼거리 중에 하나다.
지하 1층부터 3층, 옥상, 건물 외부까지 알뜰하게 활용중인 홍대 노란계단 ‘청춘마루’. 강연, 배움, 공연, 전시 프로그램 등 청춘들을 위한 다양한 복합문화공간이다.
가장 잘 알려진 홍대거리 최고의 랜드마크 ‘상상마당’
상상마당은 다양한 예술분야를 포용하고 대중에게 문화향유의 기회를 넓히기 위해 KT&G가 개설한 복합문화공간이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이색적인 외관은 독특한 디자인으로 설계돼 홍대를 지나치는 사람들에게 호기심이 대상이 된다. 사인시스템을 구성해 문화 놀이터라는 개념을 부여하고, 즐거운 놀이공간이라는 공간적인 개념도 추가했다.
지하 4층부터 지상 7층까지 이어지는 실내 공간은 각 층마다 갖는 역할이 제각각 다르다. 영화관, 공연장, 아트스퀘어, 갤러리, 아트마켓, 아카데미, 스튜디오와 암실, 영상 편집실 등을 갖추고 있다.
상상마당은 복합문화공간 중 가장 잘 알려진 랜드마크로 활력이 넘치는 예술문화도 감상할 수 있다. 영화 전용관인 시네마 상상마당은 다양한 독립 저예산 영화들을 상영하기도 하며, 가끔 건물 앞 야외무대와 공연장에서는 라이브 공연도 펼쳐진다.
청년들의 문화예술 베이스캠프 ‘신촌문화발전소’
신촌문화발전소는 청년 문화예술인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함께 성장하는 문화예술 커뮤니티 공간으로 지난 2018년 6월 개관했다. 신촌, 홍대 전망이 한 눈에 들어오는 카페바람과 예술가와 작가들의 공유 공간, 스튜디오, 그리고 소극장이 있는 복합적인 문화예술공간이다.
신촌문화발전소는 지하 2층에는 소극장, 1층은 로비와 매표소, 2층은 스튜디오 창 3층은 카페바람으로 구성돼 있다.
약 80석 규모의 소극장과 창작기획 스튜디오 등을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예술인들이 모여 서로 나누고 협업할 수 있는 베이스캠프가 되곤 한다. 홍대, 신촌 지역의 특성을 살려 젊음이라는 자유로운 상상과 창의적 실험이 다양하게 마련되고, 기획-창작-발표의 기회가 제공된다고. 경쟁보다는 교류와 협력을 통한 창작 환경이 제공된다.
소극장은 객석과 출연진 분장실, 대기공간으로 갖춰졌으며 관객과 가까이 마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재즈, 연극, 클래식, 뮤지컬, 무용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펼쳐진다.
신촌의 바람산 아래 위치하고 있는 신촌문화발전소. 3층 카페바람에서 보이는 신촌의 전망은 그야말로 예술이다. 바람산의 경치와 신촌, 홍대 지역이 한눈에 들어오는 멋진 전망을 연출한다.
유리공장을 재탄생 시킨 핫플레이스 ‘연남장’
무언가 유럽의 공허한 거리에서나 볼 법한 건물 느낌이랄까? 과거 한국의 낡은 건물이지만 타이포그래픽 등이 건물 유리 사이사이마다 붙여져 이국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연남장이 탄생한 곳의 원래 용도는 유리 공장이었다. 투박하기만 했던 공간은 젊은 디자이너와 건축가, 기획자들을 통해 세련된 ‘힙 플레이스’로 180도 달라졌다.
각 지역에서 유명한 버거와 음료, 파스타 등을 맛볼 수 있고, 아티스트들의 전시회, 공연 등 신선한 행사들이 매 달 다채롭게 열리고 있다. 푸드부터 컬쳐까지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제공하는 라운지다.
지하 1층은 다채로운 전시가 열리는 전시 공간, 1층은 로컬 음식과 음료를 큐레이팅 한 카페 & 레스토랑, 2층과 3층은 로컬 크리에이터들을 위한 업무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특히 1층 내부 카페에는 큰 데이블과 샹들리에가 갖춰져 있어 멋스럽다.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 공연과, 연예인 ‘유병재’의 생일파티 쇼가 벌어지기도 했다.
가구부터 조명, 소품 하나하나까지 연남장의 독특함을 느낄 수 있다.
유휴공간 우체국, 문화콘텐츠 생산장으로 ‘탈영역우정국’
탈영역우정국은 1971년부터 쓰였던 (구)창전동 우체국 건물을 탈바꿈 시킨 복합문화공간이다. 우체국의 옛말인 우정국으로 공간의 이름을 바꿔 다양한 매체의 작품을 전시하며 강연, 퍼포먼스, 워크숍, 파티도 진행된다.
POST OFFICE의 ‘POST’의 다른 뜻인 ‘이후의’, ‘탈’ 장르와 영역의 규정에서 벗어난다는 의미에서 ‘탈영역우정국’ 이라는 정식 명칭을 가지고 있다. 우정국의 로고 또한 대한민국 최초 우표에서 착안한 디자인으로 우체국의 상징성을 잇고 있다.
탈영역우정국은 ‘미술계뿐만 아니라 디자인, 실험예술, 전통예술, 미디어아트, 페미니즘 그리고 다양한 문화예술의 장으로서 실천적 프로젝트들을 소개하는 공유 공간’이라고 소개되곤 한다.
탈영역우정국이란 명칭도 특이하지만 내부 구조도 특이하다. 건물은 터널 같은 구조로 구성된 지하 1층과 지상 1~2층 공간을 용도에 따라 다르게 사용하고 있다.
1층은 전시, 공연 공간으로 회화, 설치, 디자인, 전통음악, 실험사운드, 퍼포먼스, 영상, 인터랙티브 아트 등 다양한 영역의 아티스트들의 작업을 선보인다. 2층은 소규모 세미나와 워크숍, 소셜다이닝 같은 커뮤니티 위주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야외 테라스에서도 공연, 상영, 토크 프로그램 등이 이뤄진다.
탈영역우정국은 건물 규모는 작지만 지속적, 자생적인 문화예술 플랫폼으로 체계를 갖춰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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