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시장의 환경 변화와 대응방안 ③

일본의 임대시장, 어떻게 변화 했나
뉴스일자:2014-05-14 14:26:41

[자료=현대경제연구원]


현재 우리나라 임대시장환경은 일본에서 임대주택사업이 시작된 1990년대 초반과 흡사하며, 공공과 민간 모두 임대주택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이에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일본 임대주택사업의 성장배경, 주요 임대사업체의 비즈니스 모델 등을 통해 우리나라 임대주택사업의 성장 가능성 및 시사점을 도출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일본의 임대시장은 버블붕괴(1990년) 이후로 많은 변화를 가지게 된다. 버블붕괴 이전에는 일본도 우리나라와 같이 개인 중심의 임대시장이 형성되면서 기업에 의한 임대주택사업은 소수에 그쳤다. 특히, ‘레이킹(임차인이 집주인에게 집을 빌려준 것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지불하는 금액)’ 등 전근대적인 임대차 계약 관행이나 지나친 임차인보호제도로 인해 민간 임대주택시장이 열악한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나 버블붕괴 이후 부동산 시장 및 매매시장 침체,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임대주택 수요의 증가 등에 따라 선진화된 기업형 임대사업 형태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특히, 부동산 버블붕괴 이후 분양시장이 침체에 빠진 상황에서 임대시장 활성화를 통해 주거복지 향상 및 경기 진작을 도모하고자 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일본은 꾸준한 주택공급 확대 정책으로 1968년에 이미 주택보급률이 100%를 달성했다. 주택보급률에 비해 자가점유율은 1968년 60.3%를 기록하고 이후 40년 동안 정체상태를 보이면서 임대주택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잠재적 재고물량도 증가한 것이다. 이에 주택분양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주택 임대시장이 건설 경기를 부양시킬 수 있는 대안으로 부상했다.


또한, 버블 붕괴로 도심의 임대주택용 택지 가격도 저렴해지면서 민간의 임대주택 공급이 확대될 수 있었다. 일본은 버블붕괴 이후 10년 이상 지속적으로 도심의 주택지 가격이 하락했다. 이에 부동산 투자의 수익모델이 자본수익(capital gain)에서 운영수익(income gain) 중심으로 변화한 것이다. 한편, 일본의 인구구조 변화는 임대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켰다. 일본의 1~2인 가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2010년에는 전체 가구의 50%를 넘어섰다. 1~2인 가구의 증가와 함께 진행된 고령화, 도심 인구집중 등의 영향으로 중소형 임대주택에 대한 수요도 증가했다.

 

[자료=현대경제연구원]


이처럼 버블 붕괴 이후 사회·경제적 변화를 거치면서 일본정부는 민간 임대주택 산업 육성 정책을 펼쳤다. 먼저, 토지 및 주택 소유주에게 임대주택 공급에 따른 세제해택과 금융지원을 제공했다. 버블붕괴 이후 임대주택에 대한 취득세, 보유세, 양도세 감면 및 임대수익에 대한 소득세 비과세 등 세제 혜택의 장점이 부각됐다. 또한 토지 소유자가 임대주택을 건설할 경우, 저금리 융자, 이자보전 등의 다양한 금융지원도 제공됐다. 때문에 토지 및 주택 소유주들은 임대주택 전환을 통해 세금을 줄이고, 임대소득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에 적극 참여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해택은 향후 민간 임대주택의 공급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 있는 토대가 됐다는 평가이다.


무엇보다, 2000년대 들어 ‘장기차가제도’나 부동산 증권화가 본격화되면서 비즈니스로서 주택 임대사업에 큰 변화가 나타났다. ‘정기차가제도(定期借家制度)’는 지나치게 임차인을 보호함으로써 임대주택공급의 급감을 초래한 ‘차지차가법(借地借家法)’이 개정된 것으로, 이 제도가 시행된 이후 정당사유와 관계없이 기간만료에 의해 계약이 종료되어 갱신이 없는 계약이 가능해 졌다. 정기차가제도에 의해 임대차기간이 자유로워지고 중도해약이 가능해짐에 따라 차가 주택이 다시 늘어나기 시작했고, 관리위탁과 서브리스(임대관리에 따른 업무적 부담을 지지 않고 연금과 같이 고정 임대료를 계약기간 동안 받게 되고, 서브리스 사업자는 해당 주택을 통해 임대사업을 영위) 같은 기업형 임대사업도 확산됐다.


일본의 사례가 우리나라와 여러 가지 차이점이 있다. 아직, 우리나라는 전세제도가 임대시장의 주력으로 남아 있고, 도심의 높은 토지비용으로 인해 수익성이 낮아 민간 임대주택사업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일본처럼 제도권 내에서 체계적으로 발전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겠지만, 큰 흐름에 있어서는 유사한 패턴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지금, 민간 임대주택 사업이 발전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이라고 본다. 따라서, 부동산 가격 하락세에 맞서 인위적인 부양책으로 시장에 개입하기보다는 저렴하고 질 좋은 임대주택 공급 확대의 계기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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