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7017’은 서울역의 노후화한 고가도로를 보행길로 재생한 국내 최초 공중산책길이다. 7개의 길이 연결돼 있으며, 이 길을 통해 주변 지역으로 뻗어 나갈 수 있다. 이를 통해 도시재생 파급력뿐만 아니라 지역경제의 활력을 인근으로 확산하는 역할을 한다.
서울시는 지난 21일 서울로7017에서 서계동, 중림동, 후암동, 회현동 등 주변 지역으로 연결되는 총 7.6km의 길 이름을 서울로공공길로 정하고, 모든 길의 시설물 등에는 공통으로 적용할 통합 브랜드를 공개했다.
‘서울로공공(共空, ○○)길’이라는 브랜드 네이밍은 빈칸을 뜻하는 ‘○○’을 사용해 7개 연결 길이 품은 다양한 가치를 시민이 직접 채울 수 있도록 의미를 열어 놨다. 또한, ‘과거와 현재의 풍경, 서울로와 주변 골목길이 공존하는 길’, ‘함께 채워가는 길’이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 시는 시각적·공간적 정체성을 고려함은 물론, 골목건축가와 주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정책 브랜드 자문회의를 거쳐 최종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브랜드 로고는 함께하는, 친근한, 정감 있는, 유쾌한, 뉴트로 감성이란 키워드를 기본방향으로 했다. 심플하면서도 이해하기 쉬운 네이밍과 브랜드 디자인을 통해 시각적이고 공간적인 정체성이 전달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브랜드 로고의 형태는 ‘시간을 걷는 길’을 콘셉트로 두 개의 동그란 원형(○○) 안에 걷는 다리 모양과 시곗바늘을 형상화했다. 길 위의 발걸음이 다양하게 변형되면서 역동성을 느낄 수 있다.
시는 7개 골목길이 가진 다채로운 특성과 주변 지역이 품은 고유한 이야기를 담아내기 위해 유연하게 변화하는 브랜드를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시는 내년 상반기부터 통합브랜드를 활용해 안내표식과 관광적 요소, 시각화된 디자인 시설물을 설치할 계획이다. 서울로7017과 연결길, 거점공간을 안내하는 표지판과 휴게시설, 차양, 조망시설, 편의시설 등에 다양하게 적용할 예정이며, 향후 연결길 별로 실시 설계를 구체화한다는 방침이다.
7개 연결길(중림1·2길, 서계1·2길, 후암1·2길, 회현길) 조성은 서울로7017에 이은 「서울로 2단계 연결길 사업」이다. 서울로7017을 설계한 네덜란드 건축가 비니마스가 방사형 보행 네트워크 확장을 통한 도시재생을 제안함에 따라 시작됐다. 기본계획을 통해 골목 건축가들이 발굴한 다양한 프로젝트들 중에 실현성이 높은 사업들을 선별해 올해부터 2022년까지 약 100억원을 투입해 13개 시범사업을 완료할 예정이다.
총괄기획가와 7개 길을 전담하는 7명의 골목 건축가는 2018년 8월부터 2019년 10월까지 약 18여 차례의 국내외 워크숍과 현장 조사·답사, 주민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각 길의 기본방향을 도출했다. 보행강화 그린 네트워크, 지역 환경 개선, 거점 활성화 세 가지를 목표로 하며, 15개 시범사업은 골목 건축가들이 발굴한 다양한 프로젝트 중 실현성이 높은 사업을 선별했다.
◇ 서계1길 : 현재 봉제산업과 저층 주거지가 밀집한 곳으로, 서울로와 연결되는 보행환경 개선 및 새로운 거점공간 발굴
◇ 서계2길 : 남북으로 횡단하는 서울역 철도로 인해 동쪽의 상업지역과 단절된 곳으로 접근성 개선, 녹화공간 조성, 상업가로 활성화 및 주거환경 개선
◇ 중림1길 : 도시화 과정에서의 주거 양식을 보여주는 성요셉아파트 등 역사적인 사건들과 흔적들이 조선시대부터 근현대까지 켜켜이 쌓인 곳으로, 노후 건축물, 유휴공간, 연계성 부족 등 정비
◇ 중림2길 : 주변이 40여 년 동안 자동차의 주행환경을 중시하는 길로 변해옴에 따라 보행자의 환경을 고려한 골목길로 개선
◇ 회현길 : 주차장이 된 골목길, 대로에 막힌 보행길, 터널로 잘린 남산자락을 본래의 모습으로 회복
◇ 후암1길 : 후암2길과 연결돼 남산공원까지 이어지는 보행과 녹지의 중심길로, 역사를 가진 주거지의 정체성과 잠재력을 찾아 보행으로 이어지도록 계획
◇ 후암2길 : 서울로7017의 녹지공간을 남산공원과 연결해 도심 속으로 확장시키기 위해 남산녹지의 보행길 연결
시는 노후화한 고가도로를 보행공간으로 재생한 서울로7017로 1단계 연결 길을 완성했고, 2단계 연결길 사업을 본격 시작하면서 시민의 인지도가 약하고 시각화된 안내시스템이 부재하다는 판단 아래, 각 길의 정체성을 보여줄 수 있는 통합브랜드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다양한 콘텐츠 개발을 통해 차별화한 이미지를 구축해 시민의 인지도를 높이며, 서울로7017과 연계한 관광객 유치에 기여하고 도시재생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끈다는 취지다.
류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은 “서울시는 이번 통합브랜드 개발을 통해 연결 길의 정체성을 확보하고, 디자인된 시설물 설치로 방문객의 인지성과 편의성 증대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사업을 통해 지역홍보뿐만 아니라 서울로의 파급효과가 주변지역까지 확대돼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