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굴 당시 풍납토성 동쪽 성벽/사진=국립문화재연구소]
백제 한성도읍기의 도성인 서울 송파구 풍납토성 일대의 건축규제가 대폭 완화된다. 풍납토성은 도심지 개발이 진행된 이후 뒤늦게 사적 지정이 토성 내부 전체로 확대되면서 문화재 보호를 위한 각종 규제를 둘러싼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문화재청은 풍납토성 보존을 위한 주민 이주에 따른 과도한 보상비와 소요시간 부담으로 ‘전원이주’에서 ‘핵심권역 이주’로 문화재 당국의 정책기조를 10일부터 변경·시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과거 1963년 사적 제11호로 지정된 서울 풍납동 토성은 한성백제시대 유물이 다수 출토된 백제초기 왕성(약 500년간)으로 확인되는 중요한 유적지다.
풍납토성은 사적 지정 당시, 성곽이 남아있는 지역만 문화재로 지정하고 그 내부는 지정대상에서 제외함으로써 70년대 이래 대규모 개발이 이뤄져 현재 내부 기준으로 1만8천여 세대 약 4만8천명이 거주하는 대규모 도심지로 변모했다. 그러다가 1996년 내부 아파트 건설 예정지에서 이곳이 한성도읍기 백제왕성인 하남위례성임을 뒷받침하는 고고학적 발굴성과가 나오면서 문화재 관리 정책이 급변하게 됐다.
2,000년 이후 문화재청은 토성 내부 전체로 문화재 지정 구역 확대를 추진하는 한편 성곽을 포함한 내부를 6개 권역으로 나누어 사유지 매입 및 유적지 정비를 하였으나, 보존·관리로 인한 건축규제 등 사유재산권 행사제한으로 주민들의 불만이 지속되었다.
▲ 매년 문화재청 문화재보수정비 예산의 약 10%를 풍납동 토성에 투입
▲ 지가 상승, 투입예산 한계 등으로 신속한 문제해결에 난관
▲ 문화재구역이 계속 추가 지정되고 있어 매입대상 지속적 증가
기존과 같이 풍납토성의 2·3권역 전체를 문화재로 지정하여 토지를 보상할 경우 현 예산규모(’14년 기준 연 5백억 원)로는 약 2조 원(보상기간 약 40년)이 소요되고, 보상완료 후에도 풍납토성의 명확한 성격규명을 위한 발굴조사에 50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되어, 풍납토성의 보존·정비 기본방향 재정립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현재까지 토지 매입은 29%, 발굴조사는 8.7%까지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