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명당을 찾아 살기 좋은 동네에 몰려 있을 것 같은 이름 난 부자들은 과연 어디에서 살고 있을까. 서울 종로구 평창동, 성북구 성북동, 용산구 한남동 등은 예로부터 ‘부촌(富村)’으로 알려져 왔다.
이건희 삼성 회장과 정몽구 현대차 회장, 구본무 LG 회장 등 이름난 총수 일가들은 명당으로 꼽히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몰려 살고 있다.
특히 대한민국에서 가장 비싼 단독주택 10채 중 7채는 용산구 이태원로에 몰려 있었다. 용산구에서도 한남동에 4곳, 이태원동에 3곳이 있었다. 이곳은 국내 대기업 총수들은 물론 유명 연예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한국의 대표적 고급주택지로 꼽히는 한남동은 남산을 등지고 한강을 굽어보는 지형으로 인해 풍수지리적 ‘명당’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한남동은 “남쪽에 한강이 흐르고 서북쪽으로 남산이 있다”고 해 한강과 남산의 머리글자를 따서 지었다고 전해진다. 풍수 전문가들은 한남동 일대를 두고 “한강이 둥굴게 감싸고 흐르는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에 재물이 흘러 들어오는 형세를 갖췄다”고 말하기도 한다.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재벌이 거주하며 저마다의 위용을 자랑하는 한남동 부촌에서는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그룹 일가가 터를 잡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한남동 일대는 이건희 회장 외에도 이 회장의 누나인 이숙희 씨와 여동생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등도 자리를 잡고 있다. 한남동 이 회장 자택 주변에는 삼성이 건립한 공익문화타운이 들어서 있어 이 곳을 ‘삼성 이씨의 집성촌’이라 불기기도 한다.
특히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소유의 단독주택은 3년째 1위 자리를 지켰다. 지난 1월 국토교통부에서 공개된 전국 표준 단독주택 중 가장 비싼 곳은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소유한 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택이었다.
국토부에 따르면 전국 표준단독주택 공시가격 1위는 이태원로 55라길에 위치한 이명희 회장 소유 주택으로 공시가격이 169억 원이었다. 지난해 143억 원에 비해 18% 올랐다. 전국 평균 상승률 5.51%보다 세배 더 오른 것이다. 이 단독주택은 대지면적 1758.9㎡, 연면적 2861.83㎡에 지하 2층~지상 1층 규모로 지어진 고급 주택이다. 2016년 처음으로 표준 단독주택에 포함된 이후 3년 연속 최고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 전문가들은 표준단독주택 공시가격 1위가 가장 비싼 단독주택이라는 의미는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들은 개별 단독주택 최고가는 용산구 이태원동에 있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소유 주택이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 주택은 지난해 4월 개별 단독주택 공시가격 조사에서 221억 원을 기록한 바 있다.
성북동도 북쪽에는 북한산이 있고 서울 성곽이 부채꼴로 에워싸고 있어 예로부터 재복을 불러온다는 명당으로 알려져 있다. 성북동은 재벌 1세대가 오랫동안 머물러왔던 부촌이다. 특히 이곳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정몽근 현대백화점 명예회장 등 현대家 출신들이 많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대기업 오너 일가는 물론 중견기업까지 모두 100여명의 재계 인사가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전국 표준단독주택 공시가격 최고가 단독주택 10채 중 2채는 성북구 성북동에 위치해 있는데, 성북구 성북동 단독주택(97억7000만 원)이 3위에 올랐고, 성북동 소재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의 자택(728.06㎡)이 표준단독주택 중 7위에 올랐다.
평창동은 청와대에 가까워 정치인이나 기업인 등 유명인들이 많이 산다. 1970년대 중반 개발이 본격화 되면서 당시 문화, 예술계 인사들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이후 기업가를 중심으로 한 부호들이 주거타운으로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면서 지금의 부촌으로 거듭났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등 재벌가 인사들을 비롯해 정계 인사들의 자택도 평창동에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근처 구기동에서 5년간 거주한 적이 있다.
강남권에서는 서초구 방배동 다가구주택이 87억4000만원으로 유일하게 10위 안에 들었다. 최근 들어 강남은 ‘부자동네’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 국내 내로라하는 재벌들은 모두 강북에 모여 살고 있다는 특이점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