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틀

HOME > NEWS > 도시와사람들 > 인터뷰

[도시미래 인터뷰]한국건설기술연구원 첫 여성 연구본부장 황은경 박사

“건축과 도시의 다양한 니즈 발굴로 경쟁력 있는 도시 구현”

김길태 기자   |   등록일 : 2019-05-27 15:22:03

좋아요버튼3 싫어요버튼0

이 기사를 페이스북으로 공유하기 이 기사를 트위터로 공유하기 이 기사를 프린트하기 목록으로 돌아가기


1983년 6월에 개원한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올해로 36년째를 맞는 대한민국 유일의 건설 분야 전문 연구기관으로, 건설 기술을 종합적으로 개발하고 정부 정책을 지원하는 등 건설연구와 시험 기능을 통합한 정부출연 연구기관이다.

지난해 4월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연구 분야를 총괄하는 ‘연구 부원장’ 산하에 4개 연구본부를 신설해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고 서로 다른 분야 간 융합연구가 가능하도록 조직을 재편했다.

특히 4대 연구본부 중 ‘국민생활연구본부’의 초대 본부장으로 황은경 박사가 선임됐는데, 이는 기존의 ‘칸막이식’ 연구조직을 타파하고 ‘학제적’ 조직에서 ‘연구목적형’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한 개편으로, 35년간의 연구원 역사상 첫 여성 연구본부장을 탄생시킨 사례다.

황은경 본부장은 “건설연의 여성연구원 비율은 정규직 연구직 총 503명 가운데 69명으로 전체 13.7%를 차지하고 있다”며 “특히 국민생활연구본부의 여성연구원은 전체 연구직의 32.4%로서 본부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 본부장은 특히 “연구원 차원에서도 여성 연구원들이 보다 창의적 연구에 몰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건설 분야 여성리더가 배출 될 수 있도록 여성리더 육성, 여성과학기술인 연구환경개선, 우수여성인력 채용 확대 등 다각적인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한다.

다음은 황은경 본부장과의 일문일답.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황은경 국민생활연구본부장/자료=urban114]

Q.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을 소개한다면.

A.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1983년 6월에 개원하여 올해로 36년째를 맞는 대한민국 유일의 연구와 시험 기능을 통합한 건설 분야 종합 정부출연 연구기관이다. 우리 연구원의 기원을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1948년 정부수립 당시의 내무부 건설국 산하 토목시험소에서 찾을 수 있는데, 금년 6월9일이면 개소 71주년이 된다. 그동안 건설연은 우리나라 건설기술 발전의 최전선에서 지속가능한 국토개발과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해 왔다.

건설연은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 본원이 있고, 화성에 화재안전연구소, 안동에 하천실험센터가 있으며, 연천에는 21만 평에 달하는 부지에 SOC 실증실험센터를 짓고 있다. 건설연의 조직은 6개 연구본부(소), 스마트시티와 노후 인프라를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2개의 특임연구센터, 그리고 정부 출연연구기관간 융합연구를 수행하는2개의 복합재난연구단과 실내공기질 연구단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박사급 연구인력 300여명을 포함한 총 800여 명 규모의 국내 최고 수준의 연구 인력이 건설기술을 통한 국민 행복과 안전한 삶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Q. 타 건설 관련 연구기관 등과 차이점이 있다면.

A. 우리 연구원은 건설관련 모든 분야가 함께 모여, 국민체감형 건설 R&D를 통해 국가 및 사회현안해결, 일자리 창출, 혁신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2018년 1월 한승헌 원장님께서 부임하면서 연구원 전체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예전의 건축·도시, 지반공학, 수자원 등과 같은 ‘학제적’으로 된 직제를 국민생활연구, 인프라안전, 미래융합, 화재안전 등 국민생활과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해 융합연구가 가능한 ‘연구목적형’ 매트릭스 조직으로 재통합 됐다.

그리고 연구부원장뿐만 아니라 산업혁신부원장 직책을 신설해 연구 성과물이 시장으로 빠르게 안착될 수 있도록 벤처창업, 중소기업 해외 진출을 위한 기술사업화, 건설 산업 진흥 기능을 강화함으로써 미래 선도형 선순환 연구 생태계가 조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국책연구기관으로 정책지원 플랫폼으로서의 역할 수행을 위해 국토 및 건설정책 지원기능도 대폭강화하고 있으며, 건설정책 관련 이슈들에 대해 국책연구기관으로서의 정제된 의견을 좀 더 적극적으로 전달하고자 ‘KICT 인사이트’를 발간하고 있다.

한반도 공동번영을 위해 통일시대 대비 남북한 인프라 구축을 위한 제반 연구들을 추진함으로써 남북한 건설 교류 확대에 필요한 초석을 다지고 있으며, 지방 균형발전을 위해 O2O 방식으로 전라남도, 제주도, 경상북도 등 여러 지방자치단체의 건설 분야 싱크탱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밖에도 스마트시티, 지능형 건설로봇, 가상건설과 같은 4차 산업 중심의 융합형 건설기술 등 연구원 R&R에 부합하는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우리 연구원은 건설산업 혁신성장을 선도하는 국민중심 전문연구기관으로서의 비전을 이루기 위해 자유함, 관계함, 공정함을 핵심 경영가치로 삼고 있다. 특히, 자유함은 성실실패 결과에 대한 사회․조직적 수용뿐만 아니라 젊은 연구문화 확산을 위한 자유로운 연구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성공적 사례로 No-fear 연구 사업을 들 수 있는데, 본 사업을 통해 젊은 연구자들의 새롭고 도전적인 아이디어가 연구과제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No-fear 과제 중 ‘스마트 슈즈를 이용한 간이 다짐도 측정장치 개발’, ‘타어어·노면 마찰음과 딥러닝 기반 포장파손상태 모니터링 기술’, ‘ICBM 기반 자동제어 녹조 보안관 개발’과 같은 연구 아이디어가 선정돼 실제 연구원 신규 주요사업과제로 수행하고 있다. 이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 및 타 출연연구원에서도 관심을 가져 지난해 12월 ‘과학기술 분야 행정 선진화 우수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Q. 현재 국내 건설기술, 건설 산업에 대한 진단과 대응방안, 정부정책의 보완할 점이 있다면.

A. 최근 건설 분야의 가장 큰 이슈는 SOC투자 축소와 주 52시간 근무제, 건설공사 원가공개인 것 같다. 먼저 SOC투자 축소와 관련해서는 생활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정부의 공통된 관심 하에 생활 SOC 투자 확대 등의 정책으로 삭감 폭이 상당부분 완화되겠지만, 기존투자규모 유지를 위해서는 국민의 안전한 생활을 위해 기존 노후 시설물의 유지관리 및 성능개선을 위한 정책적 지원과 투자가 폭넓게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건설업계에서도 포화상태의 국내 건설시장을 벗어나 해외 진출을 위한 노력이 좀 더 요구되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세계적 수준이 시공능력뿐만 아니라 설계, 감리, 건설관리 등 엔지니어링 능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은 건설 분야의 낮은 생산성을 해결하기 위한 다각적 노력이 요구되지만, 건설 산업계의 워라벨을 높인다는 관점에서는 필요하다고 본다.

건설공사 원가공개는 건설 산업의 투명성 강화측면에서 올바른 방향이지만 발주처와 건설사를 비롯한 관련 업계의 국민요구에 대한 산업적 공감대 형성이 매우 중요할 것이다. 또한 원가공개에 따른 시장 파급효과를 고려해 현행 발주제도 및 예정가격제도 등의 문제점 개선이 요구됨에 따라 점진적인 추진 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이 밖에도 본부차원에서 최근 가장 이슈화되고 있는 것은 재건축안전진단 적정성 검토, 층간소음 저감, 미세먼지 저감 등이 있다.  

국내 유일 연구와 시험기능 통합 연구기관
건설기술 연구 최전선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국민생활연구본부 초대 본부장 황은경 박사
화재, 지진, 미세먼지 등 국민생활 문제 솔루션 제공

Q. 국민생활연구본부 초대 본부장, 첫 여성 본부장이 될 수 있었던 계기와 개인적 철학.

A. 건설연은 첫 직장으로 지난 93년 12월에 입사해 벌써 25년이 지났다. 입사 당시 여성 연구자들은 거의 전무한 상태였지만, 연구원 조직 특성상 여성 연구원으로서의 특혜나 소외 없이 각각의 전문분야에서 최선을 다할 수 있었다.

지금 건설연의 여성연구원 비율은 정규직 연구직 총 503명 가운데 69명으로 전체 13.7%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국민생활연구본부의 여성연구원은 전체 연구직의 32.4%로서 본부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 연구원 차원에서도 여성 연구원들이 보다 창의적 연구에 몰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건설 분야 여성리더가 배출 될 수 있도록 여성리더 육성, 여성과학기술인 연구환경 개선, 우수여성인력 채용 확대 등 다각적인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연구원들은 본인들의 연구 성과가 정책으로, 특허로, 사업화로 연결될 때 가장 큰 성취감을 느낀다. 나도 대부분의 시간을 연구자로 보냈기 때문에 연구원 조직이나 경영에 특별히 집중해 오지는 않았다. 다만, 긴 연구원 생활 경험으로 국민생활연구본부장을 임명받으면서 ‘따로 또 같이하는 본부’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는 가치 있는 연구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연구의 독립성과 자율성이 보장되어야 할 뿐 아니라 개인이나 전공 영역의 벽을 넘어선 소통과 교류,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하는 집단지성이 발현되어야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우리 본부는 브라운 백 미팅이나 SOME(Share of Mind Every Week) 등 여러 모임을 통해 서로의 주제를 공유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있다. 또한 본부원들의 다양한 기술특허에 대해 본부차원의 상용화 기술 융합 패키지 상품을 개발, 이를 사업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황은경 국민생활연구본부장/자료=urban114]
 
Q. 국민생활연구본부. 어떤 부서인가. 소개와 보완해 나갈 점은.

A. 국민생활연구본부는 우리 연구원 직제상 제1연구본부로 ‘국가적·사회적·환경적 변화에 대응하여 쾌적하고 안전하며, 지속가능한 건축 환경 구축’을 위해 국민들의 삶의 그릇인 ‘건축과 도시’의 다양한 연구를 80여 명의 연구진이 수행하고 있다.

우리 본부는 가장 대표적인 국민생활문제라 할 수 있는 화재, 지진, 미세먼지, 층간소음, 건축물 노후화, 기후변화 대응 온실가스 감축 등의 문제 해결을 위해 본부 R&R을 안심안전 생활공간, 쾌적하고 건강한 생활환경, 기후변화대응 건축․도시, 차세대 선도 건축 등 4개 분야로 정했다. 또 이를 구현하기 위해 본부 산하에 건축안전연구센터, 녹색건축연구센터, 모듈러건축 연구센터 등 3개의 특임센터가 조직되어 있다.
 
건축안전연구센터는 재난재해 및 건축물 노후화 등에 대한 건축물 안전성 확보를 국민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재건축 안전진단 적정성 검토, 수직증축형 리모델링 안전성 검토, 건축물 안전영향평가 등 정부위임업무와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녹색건축연구센터는 지속가능 건축물 구현을 위해 녹색건축인증, 제로에너지건축지원센터 등 정부위임업무와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모듈러연구센터는 공장생산 기반 건설산업혁신성장을 위해 모듈러 건축 관련 제도·정책 및 기술개발 그리고 사업화 방안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 본부는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해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국민생활 문제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Q.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중장기 로드맵 등 향후 계획은.

A. 최근 우리는 건설 산업에 대한 많은 어려움을 얘기하고 있지만, 역으로 4차 산업기반 첨단기술을 기반으로 기존 전통기술이 융합되고, 산업간 업역이 붕괴되어 서로 융합하는 등 새로운 건설 산업 혁신을 추구하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가 새롭게 도래했다고 생각된다.

즉, 기존 건설 R&D는 ‘하드웨어 기술개발’이 중심이었다면 지금의 건설 R&D는 ‘국민 중심·수요자 중심’의 국가적·사회적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4차 산업혁명 기반 ICBM 융합형 첨단기술을 접목시킨 ‘소프트 웨어와 하드웨어 기술개발’로 전환되고 있다 하겠다.
 
이에 건설연은 지난 6월 연구원 창립 35주년 기념행사를 통해 “과학기술을 통해 안전하고 쾌적한 국토를 창출하고,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 한다”는 ‘KICT 비전 2030 선포식’을 가졌고, 슬로건을 ‘Re-START’로 삼았다. ‘Re-START’는 현재 당면한 국가와 사회의 문제와 기후변화, 지속가능성, 에너지 부족 등 앞으로 다가올 미래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우리 연구원의 미션과 사명을 원점에서 재설정하겠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되었다.

출연연구원으로서 건설 산업 혁신을 위한 건설연의 역할과 책임(R&R)을 국가·사회문제 해결, 건설 산업 혁신성장, 한반도 공동번영, 지구촌 문제해결 등 4가지로 재정립하였으며, 이를 통해 건설 산업 위기를 기회를 만들기 위한 조력자이자 건설 산업 생태계의 리더로, 건설 분야의 과학기술을 통해 안전하고 쾌적한 국토 구현을 통한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Q.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도시계획, 건설, 건축분야 뉴스를 전하는 <도시미래>와 상당히 밀접한 분야라 할 수 있다. <도시미래>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지금까지 우리는 압축성장 시대를 지나오면서 건축과 도시 그리고, 그 안에서 살고 있는 우리가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는지 심각하게 고민하기 보다는 국가 경제 발전이라는 정치적, 사회적 요구에 부응한 개발 행위에 치중해 왔다.

그러나 이제 국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건축과 도시에 대한 사람들의 다양한 니즈를 발굴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쾌적하고 활기차며, 경쟁력 있는 도시 구현을 위하여 모두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kgt0404@urban114.com
<무단전재 및 배포금지. 본 기사의 저작권은 <도시미래>에 있습니다.>

좋아요버튼3 싫어요버튼0

이 기사를 페이스북으로 공유하기 이 기사를 트위터로 공유하기 이 기사를 프린트하기 목록으로 돌아가기

도시미래종합기술공사 배너광고 이미지